1. 하늘에서
2. 엄마 품으로
3. 옥빛하늘
4. 지나간것들
5. 연을 날리던 아이는 어디로 갔을까
6. 21
7. Marry Me
Producer 의 변
새봄이 오던 어느 날 아내와 영동고속도로를 달리는 차 안에서
정호규가 집에서 작업한 Marry me 를 들었다
"이건 뭐 영화를 보고 있는 것 같은데.." 라고 생각하며
멀리 푸른 빛깔로 물들기 시작한 들판을 볼때
피아노 소리 알갱이 들이 뛰어나가
차창 밖에 있는 흙, 돌멩이, 나뭇잎, 햇빛 등에 부딪치면서
막 노는 것 같았다
턱시도와 드레스를 입고 식장에 서기전의
새내기 청춘이 천천히 걷다가 잰 걸음으로 옮기더니
어느 순간 손을 잡고 달리며
인생의 기쁨을 찬미하는 걸 지켜보는 것 같던 그 길에서
아주 오랜만에 음악이 주는 기쁨을 맛보았다,
그때 뭔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정호규는 주로 자신의 주변에 있는 인물들을 생각 하며 곡을 써나갔다고 했다 ,그들과 삶 속에서 주고받았던 많은 것들 을 생각하면서 그로 인하여 생성된 자기 속에 있는 무언가 들에 대하여 음악적인 언어로 풀어낸 것이다
아버지(트랙 1 하늘에서), 어머니(트랙 2 엄마 품으로)
여동생(트랙3 옥빛 하늘), 자기자신(트랙 6 2I) 아직도 찾고 있는 생의 동반자(트랙 7 Marry me ) 까지 대부분의 곡이 사람과 사람 사이 에서 오고 가는 것들에 대한 노래라고 받아 들였고
그런 의미에서 앨범 타이틀을 "사이" 라고 붙여보았다
정호규의 다른 음악 들도 들어본 나로서는 그의 음악에 무슨 거대하고 화려한 것들을 붙이기 보다는 가장 사소하지만 소중한 것 삶을 통해서 만나는 어떤 소종한 것들과 나와의
사이에서 생겨나는 지극히 인간적인 것들이 대주제가 되지 않을 까 생각한다
이제 시작한 가족 중심의 이 "사이" 의 음악적 행진이 계속 이어 질 거라 예상하면서
삼성동 그 조그만 교회에서 몇 안 되는 성가대와 함께 준비한
정호규 의 부활절 칸타타를 듣고 충격을 받은 뒤 걸린
전직 음악 감독의 뒤늦은 발동을 이렇게 조그만 앨범으로 내어 놓는다
음악을 사랑하도록 인도해주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린다.
2016.11.30 수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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