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마일>은 ‘8마일 로드'를 의미하는 것으로 지리적으로 디트로이트를 도시와 주변도시로 나누는 경계였지만, 이제는 그 지리적 의미를 넘어, 백인과 흑인, 그리고 부유층과 빈곤층을 나누는 경계가 되었다

<8마일>은 전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최고의 래퍼 에미넴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에미넴이 음악에 투신, 스타가 되기까지의 과정이 그려지는데, 인기 절정의 백인 랩퍼 에미넴이 스스로 주연을 맡아 스크린에 데뷔한다. 에미넴은 99년 '슬림 세이디'로부터 2002년 앨범 '에미넴 쇼'까지 약 3천만장에 달하는 앨범 판매고를 기록하고 있는 슈퍼스타로 닥터 드레와 함께 내놓은 이번 영화의 사운드트랙 앨범 역시 등장하자마자 빌보드 차트의 정상을 차지하는 등 영화와 마찬가지로 초특급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하지만 90년대 중반 디트로이트의 일주일간을 배경으로 한 이 영화에서는 이와 같은 그의 화려한 업적보다는, 힙합이 격렬하고 신랄한 음악으로만 간주되던 90년대 중반, 가난한 흑인동네에 백인으로 살면서 좌절과 분노를 힙합으로 분출하던 그의 젊은 시절을 재현하고 있다.

미국 개봉에선 첫 주 2,470개의 비교적 작은 수의 개봉관으로부터 무려 5,400만불의 어마어마한 수입을 벌어들이며 1위로 개봉하였다. 이는 <한니발>의 주말흥행수입 5,800만불에 이어 역대 R등급 개봉작 중 두 번째로 높은 주말흥행성적이다. 미국 개봉시 대부분의 평론가들은 이 영화 및 주연인 에미넴의 연기에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워싱턴 포스트의 앤 호너데이는 "에미넴은 자기 자신만의 자신감과 으르렁거리는 듯한 육체적 우아함을 지니고 있다. 영화 내내 그에게서 눈을 떼기란 거의 불가능한데, 이는 무비 스타의 탄생을 알리는 첫 번째 요소이다."고 이 백인 랩퍼의 크로스오버스타로의 등극을 예견하였고, 월스트리트 저널의 조 모겐스턴 역시 "에미넴은 그 자신이 실력파 배우인 동시에 파워풀한 배우임을 증명하였다. 이 영화는 올해 지금까지 보았던 할리우드 영화들 중 어떤 영화들보다도 앞서 있는 작품."이라고 영화 및 배우 모두에게 박수를 보내는 등 대부분의 평론가들은 최고의 호평을 나타내었다. 관객들 또한 전세계적인 슈퍼스타 에미넴의 뛰어난 연기력과 커티슨 핸슨의 연출력에 박수를 보내면서 <8마일>은 영화팬과 비평가들이 함께 열광한 걸작의 반열에 올랐다.

* Cast
에미넴 Eminem / 지미 역

에미넴은 백인으로서는 발조차 디딜 수 없었던 힙합계에 단 3장의 앨범으로 판도를 뒤집어버린 화제의 인물. 3년 전 랩계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흑인 힙합 프로듀서 닥터 드레의 눈에 띄면서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특히 초기의 랩 'Kill You'의 경우 어머니를 강간하는 노랫말을 담아 여러 단체들로부터 반발을 샀고, 어머니에게 1,600달러를 물어주는 송사를 당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모비 등 내로라하는 미국 팝계의 대형 아티스트들은 물론 정치인 및 백악관 인사들에게 독설을 퍼붓는 곡들을 발표, 미국 중산층으로부터 '반문화 인사'로 찍힌 지 오래다. 하지만 에미넴은 지난해 그래미상 수상과 올해 MTV 비디오 뮤직어워드 4개 부문 수상 등 파격적인 발걸음을 늦추지 않았고, 가는 곳마다 10～20대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는 등 한마디로 역설적인 인물이다. 이런 그가 영화에 출연한다는 사실은 올 상반기의 주요 뉴스 중 하나였다. 당시 에미넴은 "영화 출연을 고사해왔지만 <8마일>의 대본을 받아본 순간 '나를 위한 영화'라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한 바 있다. 실제로 이 영화에는 불황에 시달리는 디트로이트의 공업지대에서 청소년기를 보내며 랩 경연대회를 통해 흑인들의 전유물인 랩의 세계에 뛰어든 에미넴의 자전적 요소가 담겨 있다.
<8마일> 성공 후 에미넴은 한 영화잡지와의 인터뷰에서 "내 팬은 10～20대였는데 지금은 5～55세에까지 이르는 것 같다"고 감격을 표하기도 했다. 현재 할리우드와 주요 언론매체들이 에미넴을 우상으로 표현하는 데는 백인이 흑인문화의 주류 속에서 스타로 등장한 것에 대한 자부심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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