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 1

1. Eagles And Horses
2. Children Of The Universe
3. Rocky Mountain High
4. I Guess He'd Rather Be In Colorado
5. Druthers
6. Today
7. Wild Montana Skies
8. Intro For Darcy Farrow
9. Darcy Farrow
10. El Paso
11. Whispering Jesse
12. Me And My Uncle
13. Intro For Band And Fox Fire Suite
14. Fox Fire Suite
15. Amazon

 

CD 2

1. Take Me Home, Country Roads
2. Back Home Again
3. Grandma's Feather Bed
4. Spanish Pipe Dream
5. Dreamland Express
6. I'm Sorry
7. Intro For Shanghai Breezes
8. Shanghai Breezes
9. For You
10. Intro For Kissing You Goodbye
11. Kissing You Goodbye
12. Annie's Song
13. Calypso

 

존 덴버 라이브 공연실황 "The Harbor Lights Concert"는 "내게 가장 중요한 것은 콘서트"라며 늘 라이브 무대에 섰던 존 덴버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앨범이다. 1995년 9월 9일 보스턴의 'Harbor Lights'에서 치른 라이브를 음원으로 사용하고 있는 이 앨범은 1975년에 발표해 앨범 차트 2위까지 오른 더블 라이브 앨범 「An Evening With John Denver」 이후 모처럼 만나게 되는 라이브 앨범이다. 전반적으로 꽤 지긋한 나이인 90년대 레코딩이라는 느낌 때문인지 상당히 가라앉은 모습이지만, 상대적으로 그의 원숙하면서도 여전히 아름다운 목소리와 늘 들뜬 관중들의 반응이 압도적인 근래의 라이브 앨범에 비해 차분하게 아티스트의 음악과 이야기를 듣는 관중들과 존 덴버의 모습을 떠올리게 하기도 한다. 사실 이 앨범을 처음 들었을 때 라이브 특유의 열정보다 스튜디오 레코딩에 가까운 차분함 때문에 큰 매력을 느끼지는 못했다. 더구나 관객의 반응을 담은 박수소리와 함성이 작게 녹음된 데다가 라이브 특유의 애드립이라고는 CD2의 "Take Me Home, Country Road" 정도에서나, 그것도 그저 음표의 길이를 조절하는 정도밖에 되지 않아 선뜻 라이브 앨범이 주는 감동을 느낄 수 없었다. 하지만 자세하게 앨범을 듣는 동안 그 동안 그가 발표했던 노래들이 전해주는 자연의 아름다움과 따뜻한 인간의 감성을 느끼게 하는 소박함을 느끼게 된다. 특히 두 장의 CD에 담긴 그의 노래들은 국내에 널리 알려진 히트 곡은 물론이고 앨범 속에 살짝 살짝 감춰진 멋진 곡들까지 포함하고 있어, 거의 라이브로 만나는 존 덴버의 베스트 앨범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예전의 라이브 앨범 「An Evening With John Denver」에 수록되었던 멋진 라이브들을 90년대에 재현하고 싶었던 것일까. 당연하게 최고 전성기를 누리고 있었던 시절의 곡들이기 때문에 그의 대표 곡들이 대부분 담겨 있는 그 앨범에 수록된 곡들이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80년대 이후의 곡들까지 포함하고 있다는 점에서 꽤 쏠쏠한 가치를 가진다. 거기에 피아노를 담당한 크리스 놀과 기타리스트 피트 헛틀링어를 중심으로 한 연주자들의 연주도 확실하다. 마치 스튜디오 레코딩이라고 느꼈던 것은 연주자들의 완벽한 연주들 때문이기도 하다. 몇몇 팬들에게는 국내에서 여전히 그의 인기 곡으로 자리잡은 "Sunshine On My Shoulders"와 플라시도 도밍고와 함께 했던 "Perhaps Love" 같은 곡이 없다는 것이 아쉬움으로 남겠지만, 유작으로나마 여전히 변하지 않은 그의 아름다운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것은 그런 아쉬움을 상쇄하고도 남는다.

사실 예전에 비해 컨트리 뮤지션들이 거의 조명을 받지 못하는 지금 이 시기의 우리나라 상황에서, 70년대를 황금기로 보냈던 존 덴버의 음악이 어떤 감동을 줄 수 있을까를 생각하게 한다. 지금처럼 분노와 비아냥을 담은 거친 가사와 노이즈와 일렉트로닉 비트 등이 난무하는 이 시절에 존 덴버의 어쿠스틱 기타와 자연친화적인 사운드가 큰 영향력을 미칠 수 없다는 것은 확실하다. 하지만 이 앨범은 그의 이름을 기억하는 팬들에게는 상당히 소중한 선물이다. 잊혀졌던 우리의 시골길과 높고 파란 하늘을 생각하게 하는 음악, 그리고 삶에 찌들지 않은 어린시절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그 아름답고 따뜻한 음악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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