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Buried Alive By Love
2. The Funeral Of Hearts
3. Beyond Redemption
4. Sweet Pandemonium
5. Soul On Fire
6. The Sacrement
7. This Fortress Of Tears
8. Circle Of Fear
9. Endless Dark
10. The Path

Define The HIM, Define The Music 'Love Metal'
티타늄보다 강하고, 순금보다 부드럽고, 은보다 빠르다.
불처럼 뜨겁거나 금속처럼 차갑다. 바로 [Love Metal]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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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 발트해 연안에 위치한 핀란드는 현재 유럽 메틀 씬에서 떠오르는 강국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국내 메틀 매니아들 사이에서도 매우 중요한 위치에 놓여 있다. 멜로딕 스피드메틀에 바로크적인 요소를 추가해 독자적인 스타일을 고수하고 있는 스트라토바리우스(Stratovarius)나, 클래시컬한 구성과 오페라적인 요소의 삽입으로 블랙, 데쓰, 고딕이 판을 치는 유럽의 익스트림 뮤직 씬에 변화를 가져온 나이트위시(Nightwish), 멜로딕 데쓰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 밴드로 인정받고 있는 칠드런 오브 보덤(Children Of Bodom) 등 대체로 핀란드 밴드들은 어떠한 장르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독보적인 위치에 올라있으며, 정통에서 보다 진화된 사운드를 통해 여전히 그 강렬한 카리스마를 뿜어내고 있다. 그것은 힘(HIM)이나 투/다이/포(To/Die/For) 등 핀란드 출신의 고딕메틀 밴드들 역시 예외가 아닌데, 그들은 일반적으로 마이 다잉 브라이드(My Dying Bride)나 패러다이스 로스트(Paradise Lost) 등 데쓰메틀에서 파생된 둠/고딕메틀 밴드들과는 달리, 클린 보컬에 파퓰러하고 멜로디를 위주로 한 새로운 고딕메틀을 들려주었던 것이다. 이것은 핀란드가 또 하나의 메틀 씬을 장악할 수 있도록 일조했는데, 그도 그럴 것이 이들에게 영향 받은 후배 뮤지션들은 물론, 최근 들어 많은 둠/고딕메틀 밴드들조차 보컬 그로울링을 배제시킨 채 보다 깔끔하고 파퓰러한 감성에 의존하고 있으며, 심지어 패러다이스 로스트는 오케스트라 사운드나 일렉트로닉, 인더스트리얼 등 다양한 사운드를 적극 활용하는 등 변화를 거듭하고 있지 않았던가. 결국 이러한 모든 것들을 반영할 때 핀란드의 밴드들이 선보이는 메틀의 진보적인 사운드는 과장해서 말한다면 지극히 자연스럽게 유럽 메틀 씬을 변화시키고 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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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악마 같은 위엄(His Infernal Majesty)'을 뜻하는 HIM은 멜로디컬한 팝적인 감수성과 헤비하고 음산한 데쓰적인 감수성을 섞어놓은 듯한 핀란드 고딕메틀 밴드로, Valo(보컬), Linde(기타), Mige(베이스), Gas(드럼), Burton(키보드-Zoltan의 후임)으로 이루어져 있다. 힘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보다 밴드의 프론트맨이자 작곡과 보컬을 담당하고 있는 발로에게 있다고 할 수 있는데, 퇴폐적이고 섹시한 매력을 가득 품고 있는 탐미주의적인 목소리와 깊은 감성이 드러나는 극저음의 보컬리즘은 힘 음악에 대한 가장 큰 힌트이다. 어머니 쪽 조상인 드라큘라의 피를 물려받았다는 심상치 않은 혈통과, 한 손에는 와인을, 다른 한 손에는 시가를 들고 나타나곤 했던 무대 매너,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 기독교인의 몸이고 가장 좋아하는 음료수가 기독교인의 피라는 발로, 가장 좋아하는 숫자가 666이라는 Mige, 펜타그램을 변형시킨 허타그램 문양, 데카당스한 앨범 자켓 등 외부적인 요소들 또한 이들의 음악에 대한 이해를 쉽게 해준다. 하지만 힘의 음악에서 느낄 수 있는 것은 이러한 데쓰적인 요소들뿐만 아니라, 부드럽게 전개되는 멜로디라인과 밝고 경쾌한 모던락적인 요소, 긁어대는 사운드와 호소력 짙은 보컬 등에서 캐치할 수 있는 얼터너티브적인 뿌리 등도 포함된다. 그리고 힘 스스로는 자신들의 음악을 'Love Metal'이라 정의한다. 운 좋게도 메이저 레이블인 'RCA Records'에서 총 3장의 정규앨범과 여러 장의 싱글들을 발표한 힘의 첫 번째 'Love Metal'은 1997년 작인 [Greatest Love Songs]로, 사랑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이들이 말하는 사랑이 피와 죽음을 불러오는 사랑이라는 것에서 생각해 볼 때, 이것은 단순한 'Love Song'이 아닌 음침함과 음산함을 동반한 'Love Metal'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2000년에 공개한 두 번째 앨범 [Razorblade Romance]는 화이트 좀비(White Zombie), 나인 인치 네일스(Nine Inch Nails) 등의 앨범 작업을 했던 프로듀서 존 프리어(John Freyer)의 영향 때문인지 보다 헤비하고 포악한 분위기를 내포하고 있다. 물론 모던락적인 경쾌함 역시 자리하고 있긴 하지만 말이다. 100만장 이상의 판매고와 핀란드 차트 1위, 독일 차트 7위 등의 외부 요소들은 힘을 대중적인 고딕메틀 밴드로 성장시켜 주었으며, 이후 1년 만에 공개한 세 번째 앨범 [Deep Shadows And Brilliant Highlights]는 라이브(Live)의 노래를 듣는 것 같은 싱글 등은 이들이 보다 포스트 그런지에 깊숙이 뿌리박고 있음을 알려준다. 역시 들으면 들을수록 매력적인 발로의 보컬로 여전히 수많은 사람들을 사로잡았음은 물론이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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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장의 정규앨범을 발표하는 동안 그 사악한 무리들은 이미 궤도에 오르게 되었고, 2003년 마침내 그들은 베일에 쌓여있었던 모든 것들을 스스로의 입으로 들려주기로 한다. 힘의 네 번째 정규앨범의 주제는 바로, 파멸로 가는 그들 자신이며, 'Love Metal'로 알려진 그들의 음악이며,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 거대한 하트 문양 너머의 깊은 뜻이다. 그럼 그 일년 반 동안 무엇을 했느냐고 묻는다면 발로는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우리들은 그랬죠. Gas는 불치의 슬레이어(Slayer) 중독자였고, Burton은 차이코프스키에 미쳐 있었습니다. Mige는 브라이언 이노(Brian Eno)에 흠뻑 취했고, Linde는 정기적으로 지미 헨드릭스(Jimi Hendrix)를 걸고 넘어졌죠. 나는 자니 캐쉬(Johnny Cash)와 로이 오비슨(Roy Orbison)으로 숙취를 해소하고 있었죠." 지극히 힘다운 대답이다. [Love Metal]은 바로 일년 반 동안의 탐구와 영혼 찾기, 그리고 불멸의 전통인 '뼈를 깎는 노력'이 담긴 그들의 음악적 정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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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은 [Love Metal]을 완성하기 위해 2차원적인 경험을 할 수밖에 없었는데, 바로 프로듀싱과 녹음은 헬싱키의 헬레스마(Hiilesmaa)의 손으로, 믹싱은 대서양 건너 저 편 LA의 'Seream Studio'에서 팀 팔머(Tim Palmer)에 의해 완성되었기 때문이다. 두 사람 모두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인물로, 센텐스트(Sentenced), 문스펠(Moonspell), 아모피스(Amorphis), 씨어터 오브 트래저디(Theatre Of Tragedy) 등 그다지 타협적이지 않은 메틀 밴드들과의 작업으로 유명한 힐레스마는 유순해 보이는 외모와는 달리, 만약 태도 점수가 낮다면 누구도 그의 세션에서 살아 남지 못할 정도로 특정 사안에 대해서는 철저한 원칙을 고수하는 인물이다. 이미 힘의 첫 번째 앨범에서 함께 했던 그를 다시 부른 것은 이번 앨범이 어떠한 의미인지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다. "힐리를 보면서 내가 반한 점은 그가 레코딩 작업을 할 때 보이는 매니아적인 태도예요. 레게에 리 '스크래치' 페리(Lee 'Scratch' Perry)가 있다면 메틀에는 힐리가 있습니다. 그는 영화 속의 미친 과학자처럼 항상 다른 사람들이 이상하다거나 웃기다는 이유로 거부하는 것들을 갖고 실험할 준비가 되어 있어요." 너바나(Nirvana)의 [Nevermind], 페이쓰 노 모어(Faith No More)의 [The Real Thing]을 비롯한 수많은 현대적 고전들의 탄생지였던 'Seream Studio'에서 만난 팔머는 U2의 앨범을 작업한 적 있는 믹싱 엔지니어로 힘의 음악들을 아주 자연스럽게 스스로 풀려갈 수 있도록 도와준 인물이다. "U2의 음악은 그 자체로 내 타입이 아니예요. 그건 맞죠. 그렇지만 그들은 이나 같은 노래들, 멜로디나 가사, 느낌에 있어서 내가 도달하려고 하는 것에 아주 가까운 그런 노래들도 만들었어요. 하지만 항상 나만의, 뭐랄까, 데이빗 린치(David Lynch) 풍의 뭔가가 있어야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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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우리의 끝이 어떻게 될지 전혀 생각할 수 없었습니다. 우리 음악이 과연 웃기지도 않는 사이키델릭 음악이 될지, 아니면 인류에게 알려진 가장 독설적인 메틀 음악으로 알려질지요. 그렇지만 기분은 정말 좋았어요. 우린 그저 자연스럽게 느껴진 모든 요소들을 조합해서 음악을 만들었습니다. 물론 그럭저럭 보통 수준의 성공이었죠." 비꼬는 듯한 마지막 멘트는 발로와 그의 동료들이 이 네 번째 앨범에 얼마나 만족했으며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지를 잘 드러내준다. 각종 프로그래밍 사운드와 스피디한 드러밍 등으로 인한 악곡 진행에 비해 어두움의 흔적은 쉽사리 보여주질 않는 첫 곡 나 독특하게도 어쿠스틱 사운드의 인트로와 정제된 저음의 보컬이 주도하고 있는 와 같은 곡에서 명백히 드러나는 새로운 유형의 조급함, 다양한 효과음을 통한 변형된 사운드와 침잠해가는 보컬리즘이 극단적인 얼터너티브 사운드에 기반하고 있으면서도 순수한 아름다움의 세계를 보여주는, 깊고 어두운 그루브로 가득 찬, 순수한 영혼적 가치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해보는, 영혼의 정화, 에픽 피날레 까지 듣고 나면 이들이 말하는 'Love Metal'의 정의는 이미 내려져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것은 헬싱키 빙산 한 조각이 베니스 비치에 뚝 떨어진 것과도 같은, 혹은 LA의 스모그와 자정의 태양의 대결(그리고 팔머가 영국 출신임을 감안해서 영국의 소나기도 넉넉하게 추가해서)과도 같은 것이다. 빛과 어두움의 충돌, 어떤 경우이든 그 두 가지의 상반된 요소들이 서로를 아름답게 보완하듯 이들의 최종 결과물 [Love Metal]은 리프들의 활발한 혼합물, 묵직한 비트와 달콤하고 감동적인 멜로디이다. 그것은 애초 둠/고딕메틀적인 헤비함과 팝적인 멜로디어스함을 동시에 지니고 있었던 힘의 전체적인 음악적 틀과 부합하며, 힘의 시작부터 지금까지 계속 따라왔던 하터그램과도 마찬가지이다. "우린 기억력이 너무 형편없어서 레드 제플린(Led Zeppelin)처럼 상징을 따로따로 갖는다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어요. 그 하트 문양은 밴드로서의 힘, 실재로서의 힘을 상징합니다. 그리고 일반적인 'Love Metal' 전체도요." 티타늄보다 강하고, 순금보다 부드럽고, 은보다 빠르다. 불처럼 뜨겁거나 금속처럼 차갑다. 바로 [Love Metal]이다.

글 / 문양미
자료제공 / BMG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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