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젠
2. 오래된 만남
3. 홀로서기
4. 추억의 커튼을 내리며
5. 파트너
6. 널 선택한 이유
7. 나만의 너에게
8. 너를 잊는 그날까지
9. 착각
10. 때늦은 후회

90년대는 그야말로 댄스 음악이 강세를 보이던 해였다. 특히 서태지와 아이들이 들고 나온 음악은 이제까지의 댄스 음악에 신선한 충격을 불러일으켰고, 듀스가 보여준 힙합 음악은 당시 생소한 음악 장르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대중들의 지지를 얻었다.

위와 같은 눈에 띄는 두 거물 댄스 그룹 사이에서 유독 눈에 들어오는 그룹이 있었으니 그들이 바로 노이즈다. 노이즈라는 그룹명만으로 본다면 아주 시끄러운 음악을 할 것 같은 느낌이지만 결코 아니다.

그들은 서태지와 아이들이나 듀스와는 달리 듣기 편하고 부드러운 멜로디 라인과, 깔끔한 외모, 그리고 춤으로 무장하여 자신들만의 스타일을 강조하였다. 당시로서는 생소한 레이브나 하우스 뮤직을 대중들에게 소개하면서 이후 많은 후배 뮤지션들에게 영향을 주었다.

노이즈하면 당시 라인음향의 제작자 김창환을 빼놓을 수 없는데, 그는 당시 댄스음악의 흐름을 주도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김창환보다 그룹 노이즈의 멤버였던 천성일이라는 가수의 작곡 실력이 노이즈라는 그룹의 스타일을 만들었다고 본다. 그는 자신들의 음악만이 아니라 신승훈, 박미경, 김건모 등의 당시 잘나가는 가수들의 음악도 작곡하는 등 작곡실력을 인정받았었다. 그런데 그의 작곡 실력은 정작 댄스 음악에서 보다는 발라드에서 탁월한 재능을 선보였다.

이번 4집 앨범에서는 4번째 트랙의 ‘추억의 커튼을 내리며’라는 곡을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데, 알앤비 풍의 발라드 곡으로 홍종구의 매력적인 보컬과 천성일의 작곡, 김우진의 편곡이 어우러져서 멋진 곡을 선보이고 있다. 물론 8번째 트랙의 ‘너를 잊는 그날까지’라는 팝 발라드 곡도 좋다.

1번째 트랙의 ‘이젠’은 3집의 성공으로 김창환의 입김이 어느 정도 작용한 하우스 뮤직으로, 유로댄스 뮤직 스타일로 경쾌하고 밝은 분위기의 사운드가 일품이다. 2번째 트랙의 ‘오랜된 만남’도 김창환이 작곡하였는데, 맑고 투명한 어쿠스틱 기타의 사운드는 노이즈가 가진 이미지를 잘 살리고 있는 것 같다.

김창환이 작곡한 ‘홀로서기’, ‘착각’과 천성일이 작곡한 ‘널 선택한 이유’, ‘나만의 너에게’, ‘때늦은 후회’같은 댄스 뮤직을 서로 비교해보는 것도 이 음반을 듣는 묘미가 아닐까 한다. 대체적으로 김창환의 곡이 조금 더 비트가 강하고 빠르다면, 천성일의 곡은 그에 비하면 조금 약하면서도 부드럽고 말랑말랑한 느낌의 사운드를 들려주고 있다.

사람들의 취향에 따라 좋아하는 스타일이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천성일이 보여준 스타일은 서태지나 아이들, 듀스 등이 보여준 빠른 비트의 댄스 음악과는 다른 노이즈만의 스타일을 보여주는 게 아닌가 한다. 서태지나 아이들, 듀스 못지않게 나름대로 한국 댄스 음악에 큰 흐름으로 자리잡은 그룹중의 하나가 노이즈라고 보는데, 노이즈는 음악적 특성상 그렇게 크게 평가를 받지 못하는 것 같아 아쉽다. 그룹명처럼 노이즈가 심한 자극적인 사운드를 선보였더라면 이들을 새롭게 보았을지도 모르는 일이지만 이러한 유로풍의 댄스음악은 이후 많은 유사 뮤지션들이 등장하게 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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