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Hole In The Head
2. Whatever Makes You Happy
3. Caught In A Moment
4. Situation's Heavy
5. Million Different Ways
6. We Could Have It All
7. Conversation's Over
8. In The Middle
9. Too Lost In You
10. Nasty Geetto
11. Sometimes
12. Maya

올해 초 화제의 싱글 'Round Round'로 새로운 문화코드로 급부상!! 실력으로 승부하는 진정한 걸그룹 슈가베이브스의 새 앨범 Three. 여전히 중독성강하고 고급스러운 팝음악을 들려주는 새 앨범. 영국 싱글차트 1위로 발매 첫주 데뷔한 첫 싱글 'Hole In The Head' . 걸그룹으로는 최초로 영국 전통의 락페스티벌 글래스톤베리 메인스테이지 공연. 흑인음악상인 모보어워드, 브릿어워드 (2003년 올해의 앨범상 수상) 등을 휩쓸며 실력을 인정!

사랑스런 세 명의 악녀가 클럽에 간 까닭은?
Sugababes의 세 번째 앨범 「Three」

애초부터 슈가베이브스(Sugababes)에게 설탕 같이 달콤한 음악은 존재하지 않았다. 그녀들의 외모 역시 누구나 혹하게 하는 예쁘장한 외모는 아니었다. 그러나, 영국 팝씬이 슈가베이브스에게 열광하는 까닭은? 그녀들의 음악이 중독성이 강하다는 것과 그녀들이 여느 걸그룹과 다르다는 점이다.

어린 시절부터 단짝 친구였던 케이샤(Keisha)와 뮤트야(Mutya)는 자신들의 꿈이었던 가수가 되기 위해 같이 노래를 부르기도 하면서 연습에 몰두했다. "우린 오래 전부터 알아왔어요. 우린 8살 때부터 함께 지내서 가족보다 더 함께 있는 시간이 많았던 것 같아요. 물론 우린 그 때부터 함께 노래를 했고 남자, 패션, 음악, 음식까지 우린 여러 면에서 공통점이 많아요. 처음부터 함께 시작했으니 마지막도 함께일 거라고 확신해요."
물론 그 당시는 지금처럼 그룹을 하게 될 것이라는 예상은 하지 않았겠지만, 이 둘은 어느날 한 파티 석상에서 전 멤버인 시오반(Siobhan)과 만나면서 슈가베이브스라는 이름으로 의기 투합하게 된다. 모두 런던 토박이이며 검은 피부를 가진 케이샤는 자메이카 피가 섞여있고, 입가에 피어싱을 한 뮤트야의 아버지는 필리핀 태생이다(하이디가 말하기를 뮤트야의 뒷골목 패션은 정말 압권이라 할 정도로 아마 멤버들 중에서 가장 개성이 돋보일 것이다. 처음에 그녀의 피어싱을 '아주 큰' 점으로 오해할뻔 하기도 했다).

런던 레코드와 계약하면서 데뷔 앨범을 준비하던 '베이비들'은 그들이 좋아하던 미국의 R&B에 대한 생각은 여전했지만 뭔가 다른 자신들만의 음악을 만들고 싶어했다. 그들은 그런 작업들에 착수했고, 스파이스 걸스(Spice Girls), 올 세인츠(All Saints) 등을 발굴한 매트 로우(Matt Rowe), 카메론 맥비(Cameron McVey) 등의 프로듀스로 R&B와 개러지, 투스텝, 일렉스토니카가 합성된 슈가베이브스의 음악을 만들게 되었다. 또한 그들은 멤버 각자 작사, 작곡에 참여하는 열의도 보이며 차별화되려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그러한 그들의 노력은 2001년 첫싱글 'Overload'로 나타났고, 클럽스타일의 매력적이고 섹시한 곡 'Overload'는 UK 차트 6위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달성했다. 이들의 데뷔곡인 'Overload'가 시끌시끌한 댄스곡이 아니라 고급스러운 댄스곡이었고 그녀들이 따로 어떠한 집단 군무를 하는 것이 아닌 철저히 리듬에 맡기는 것들이 사람들의 눈에 '개성'이라는 이름으로 각인되었다. 이어 잔잔한 어쿠스틱과 일렉트로니카가 달콤한 만남을 가진 'New Year' 역시 좋은 성적을 거뒀다. 이후 영국 팝계는 슈가베이브스를 'UK 걸그룹의 계승자'로 꼽아 그 동안 스파이스 걸스의 후계자가 되기 위해 부단히도 노력하다 사라져간 걸그룹들에게 날카로운 한방을 날려주었고, 예쁘게만 보이며 비슷한 류의 댄스음악을 하던 걸그룹과 다르게 트렌드를 이끌어 가는 새로운 걸 팝의 대안을 제시하게 되었다.
이에 힘입어 발표한 데뷔 앨범 「One Touch」는 투스텝의 댄스와 전체적으로 어쿠스틱한 사운드로 고급스러움을 강조한 곡들에 일렉트로닉을 맛깔나게 가미시킨 앨범으로 같은 시기에 등장했던 크레이그 데이빗(Craig David)과 비슷한 전철을 밟아가고 있었다. 그러나, 당시 우리나라에서 투스텝은 생소한 것이어서 한국에서 그녀들의 이름을 알리기는 어려웠다.

「One Touch」이후에 슈가베이브스는 오랜 휴식기에 들어간다. 데뷔 당시 10대였던 멤버들은 이제 10대 후반에 접어들었고, 런던 레코드에서 아일랜드 레코드로 레이블을 옮겼으며 시오반은 자신만의 음악을 위해 팀을 떠났다. 시오반의 빈자리에 아토믹 키튼(Atomic Kitten) 출신의 하이디(Heidi)가 합류한 후 비로소 슈가베이브스의 두번째 앨범 작업이 이루어졌다. 베이비들은 걸그룹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더러운 얼굴을 가진 천사'라는 이미지를 내걸었다. 더욱 강력한 일렉트로닉으로 무장한 슈가베이브스는 첫 싱글을 게리 뉴먼의 'Are Friends Electric?'을 샘플링한 'Freak Like Me'로 정했고, 곧 이 곡은 UK 차트 1위로 등극했다. 이어 밝고 경쾌한 두 번째 싱글 'Round Round' 역시 차트 1위를 차지해 그들은 데뷔 때보다 더 폭발적인 인기를 얻게 되어 '올해의 앨범상'을 수상하는 등 명실공히 영국을 대표하는 팝그룹이 되었다.

두 번째 앨범이 나왔을 때 멤버의 이동이 있었지만, 오랜 기다림 끝에 나온 두 번째 앨범에 대한 보상이었을까. 세 번째 앨범 「Three」는 1년이 채 되지도 않아 발표하게 되었다. 앨범 타이틀에서 느껴지듯 이제 그들은 더 이상 신인이 아니며 멤버 세 명간의 유대감도 더욱 돈독해진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 더욱 안정된 사운드는 슈가베이브스 특유의 클럽 댄스곡들과 잔잔한 R&B 발라드 곡들로 채워져 3집 가수의 면모를 보여주기에 여념이 없다.
가장 두드러진 것이 외모의 변신인데 케이샤, 뮤트야, 하이디는 진한 화장과 과감한 의상, 더욱 스타일리시한 모습으로 클럽가를 습격한다.
첫 싱글 'Hole In The Head'은 'Freak Like Me'보다 과격하지 않은 업템포의 클럽 댄스곡으로 현재 UK 싱글 차트 1위를 기록하고 있어 그들의 2집의 신화가 아직 깨지지 않았다는 것을 몸소 보여준다. 전반적으로 2집의 연장선의 스타일을 고수하고 있어 'Whatever Makes You Happy' 같은 곡으로 「Angels With Dirty Faces」의 일렉트로니카 버전의 곡들의 대를 잇는 친근함이 느껴질 것이다. 매력적인 R&B 넘버는 'Caught In A Moment'로 대변되며 더욱 훌륭해진 가창력은 물론이고, 세 멤버가 공동 작곡을 한 곡이니 만큼 잔뜩 애정이 느껴진다. 샤니아 트웨인(Shania Twain)의 「Up!」에서 느껴졌던 월드뮤직적인 요소가 담겨있는 'Million Different Ways'와 섹시한 트립합 성격의 'We Could Have It All', 슈가베이브스 특유의 댄스 공식을 따르고 있지만 좀 더 클럽 지향적인 'In The Middle'을 비롯해 지난 앨범에서 찾아보기 힘들었던 발라드 곡들이 경쾌한 클럽 댄스와 대조를 이루며 적당히 포진해 있다.

앞서 말했듯이 슈가베이브스가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은 그들이 영국에서 떨치는 유명세에 비한다면 우스울 정도이다. 그러나, 이들은 지금 더 나아가 미국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들의 목표는 절대로 무너지지 않을 것이며 곧 이들은 해낼 것이다. 아마도 그들은 대단한 야심가가 아니라면, 자신들이 현재 무엇을 해야하는지를 알며 트렌드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잘 파악하는 전략가임에 분명하다. 그러나 과욕을 부리지 않는 모습이 더 앙큼하다.

글 / 김정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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