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Git Up
2. Loyalty
3. I'll Be Damned
4. Dude (skit)
5. My Band
6. U R The One
7. In The Morning
8. How Come
9. Leave Dat Boy Alone
10. Get My Gun
11. Bizarre (skit)
12. *****
13. Steve's Coffee House
14. D-12 World
15. Oz.
16. Commercial Break
17. American Psycho 2
18. Bugz 97
19. Good Die Young
20. Keep Talkin (bonus Track)

에미넴과 친구들이 보여주는 정통 디트로이트 힙합의 정수! D12의 2004년 신보. 빌보드 차트에서 최고의 화제를 모으며 등장한 힙합 팬들의 최고 기대작.

Dirty Boyz From Detroit City

D-12 [D-12 World]

힙합, 그리고 Eminem의 시대
Eminem의 등장은 여러 가지 의미를 가진다. 전설의 랩팀 N.W.A의 멤버로, 1990년대 초반 G-Funk라는 새로운 스타일을 선보였던 Dr. Dre가 내 놓은 야심작이었다는 것과, 흑인의 전유물로 인식되던 랩계에 하얀 피부, 금발 머리를 가진 '화이트 트래쉬 (White Trash)'가 주도권을 잡았다는 점, 그리고 힙합으로 치면 '변방'쯤으로 분류될 디트로이트가 힙합의 새로운 거점지로 떠올랐다는 점 등이다. 실제로 Eminem의 데뷔 앨범 [The Slim Shady]와 2집 [The Marshall Mathers LP], 2002년 발매된 3집 [The Eminem Show]는 Dr. Dre를 뮤직씬 전체를 통틀어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로 평가 받게 했으며, Eminem을 21세기 젊은이들의 영웅으로 만들어 놓았다. 그의 전기를 영화화한 [8 Mile]까지 만들어졌다면, 그 덕분에 철강의 도시, 디트로이트가 뮤직씬에 큰 족적을 남기게 되었다면 부연의 설명이 필요 없을 만큼 말이다.
그래서 언론은 Eminem의 일거수 일투족을 참 부산스럽게도 보도해 댄다. 어머니와 싸웠다드라, 딸이 어떻게 되었다드라, 라임 노트를 잃어버렸다더라 (실제로 D-12 데뷔 앨범 작업 시, 노트북을 잃어버려 회수를 위한 생쑈를 감행하기도 했다), 이번엔 또 누구를 욕했다드라 등등. Eminem의 고향, 디트로이트의 힙합 크루 D-12는 바로 이런 요란한 '빽'을 업고 등장한 이들이다. Eminem의 친구들인 Bizarre, Proof, Kon Artis, Swift, Kuniva 등으로 구성된 D-12는 'Dirty Dozen'을 뜻하는 말로 2001년 Eminem의 전폭적인 지지 아래 그의 레코드 레이블 Shady Records를 통해 데뷔 앨범 [Devil's Night]를 발매했다. 데뷔 반 발매 전, 이미 싱글 “Shit On You”로 꽤 주목을 받은 데다, Eminem이 2집으로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있을 즈음 발매된 이 앨범에는 꽤 쓸만한 트랙들이 산재되어 있다. 그 중 “Purple Hills”나 “Fight Music” 등이 팬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았다. 특히 D-12의 앨범은 Eminem의 프로듀서로서의 능력을 평가하는 기회가 되기도 했는데, 썩 쓸만 했던 이 반응은 이후, 자신의 솔로 앨범으로, 또 Obie Trice나 50Cent 등 굵직굵직한 신인 랩퍼들의 앨범으로 이어졌다.

Shady Records의 성공 신화, D-12가 이어간다
이렇게 Eminem과 함께 큰 주목을 받고 또 인기를 얻었던 D-12가 새로운 앨범 발매를 앞두고 있다. 첫 싱글로 지목된, 그리고 이미 재미있는 컨셉의 뮤직 비디오로도 반응을 얻고 있는 “My Band”는 Eminem의 “Without Me”나 Obie Trice의 “Got Some Teeth” 등의 재미있고 풍자적인 스타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쏙 빠져들만한 분위기. 곡 초반부 Eminem의 등장은 그의 새로운 라임을 고대해온 팬들의 기대에 고스란히 답해줄 만하다. 하지만 지난 번 딸에게 바치는 노래를 최악으로 불러제낀 그가 다시 부르는 노래는 정말 듣기 거북하다. Eminem을 제외한 팀의 나머지 멤버들을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고, 모든 스포트 라이트가 Eminem에게만 향하는 상황을 코믹하게 풍자한 내용이라 어쩌면 일부러 그렇게 한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하여튼 참 D-12다운 설정인 것 같다.
타이틀 트랙이 너무 코믹한 지라 앨범의 전체 분위기가 웃기지 않겠느냐는 불안함은 떨쳐도 좋다. 에미넴의 다른 트랙들, “6 In The Morning”이나 “Loyalty” 등에서는 그 특유의 마이너 파워를 느낄 수 있다. 특히 전자는 “40 Oz” 등과 함께 매니아들의 사랑을 받을 만한 곡. 이미 “40 Oz”는 뮤직 비디오로도 소개가 되면서 매니아들의 인기를 모으고 있다. 또한 Dr. Dre가 프로듀싱하고 Cypress Hill의 B-Real이 피처링한 “American Psycho II”의 타이트함이나 요즘 George Clinton의 음악에 빠져있다는 Kon Artis의 “I'll Be Damned”와 “U R The One”, 마초적인 분위기로 이미 갱스터 앤썸(Anthem)으로 꼽히고 있는 “Get My Gun”이나 요즘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Kayne West의 “D-12 World”도 앨범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D-12는 팀의 레코드 계약에 앞서 사고사한 전 멤버 Bugz를 기리기 위해 “Good Die Young”이라는 곡을 후반에 수록했는데 생전의 랩핑을 담은 트랙을 “Bugz 97”이라는 짧은 트랙으로 싣기도 했다. [D-12 World]를 들으며 주목할 만한 부분은 Mr. Porter라는 닉네임으로 프로듀서로 참여하고 있는 Kon Artis다. 그는 50 Cent의 “P.I.M.P.”나 G-Unit의 “Stunt 101” 등을 프로듀싱한 인물로 이번에도 꽤 괜찮은 곡들을 뽑아내며 Eminem과 함께 팬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데 랩퍼로, 프로듀서로 앞으로 더욱 기대해도 좋을만한 멤버인 듯 싶다. 사실 21곡의 엄청난 양의 트랙이 수록되어 있는 앨범인지라 자칫 지루해질 만도 하지만, 기타 세션으로 참여한 Steve King이 코믹하게 “Purple Hills”를 부르는 스킷 같은 재미난 요소들이 자리하고 있으니 그런 걱정은 접어도 되겠다.
D-12의 데뷔 앨범이 발매된 지 3년. 힙합씬의 엄청난 팽창 이외에도 Eminem과 Dr. Dre는 그 때 보다 더 '형님'이 되었고, 50 Cent 같은 걸출한 신인이 또 배경에 버티고 있으니 D-12의 두 번째 앨범은 보나마나 엄청난 주목을 받을 것이다. 또 한 번 디트로이트를 들먹이고, 또 Eminem의 Shady Records를 보다 영향력 있는 레코드 레이블로 자리 잡게 하면서 말이다. 2004년의 봄, 이제 D-12의 차례다.

글/서옥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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